의료칼럼

[의료칼럼]중추성 현훈(어지럼증)

작성일 : 2025-08-11 조회 : 26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요즘, 어지럼증은 두통과 함께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이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저혈당, 저혈압, 탈수, 빈혈, 전해질 불균형 등 전신성(대사성) 현훈과 

귓속 평형기관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성 현훈소뇌나 뇌간처럼 우리 몸의 중심을 조절하는 뇌혈관과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중추성 현훈으로 나뉜다. 

따라서, 어지럼의 원인을 정확히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경과에서는 주로 ‘중추성 현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중추성 현훈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뇌 혈액순환 장애 혹은 뇌경색이다. 뇌의 균형 중추는 기저동맥과 후뇌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혈류를 공급받는데, 

이 동맥들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뇌간과 소뇌에 혈액이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중추성 현훈이며, 

이 외에도 복시, 안진, 언어장애, 보행장애, 편측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은 몇 분에서 몇 시간 이내에 회복되거나 혹은 빠르게 악화한다. 


간단히 비교하면 말초성 어지럼은 귀 먹먹함이나 이명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중추성 어지럼은 몸이 휘청거리거나 걷는 방향이 틀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증상은 60대 이상 연령층 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을 지닌 만성질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특히 평소 동맥경화 위험 요인이 많은 환자라면 기저동맥을 포함한 뇌혈관의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 때문에 소뇌나 뇌간에 허혈성 손상이 생겨 중추성 현훈이 유발될 수 있다. 


증상이 말초성과 중추성을 오가거나 혼재된 경우도 많기에 진단이 간단하지는 않다. 

신경과에서는 병력 청취, 신경학적 이학적 검사, 안구운동 검사 등을 통해 어지럼의 원인을 정밀하게 구분한다. 

중추성 현훈이 의심되면 MRI 검사를 시행해 뇌간 및 소뇌의 허혈성 병변을 확인한다. 

뇌간 및 소뇌 병변의 경우 CT를 이용한 혈관 촬영은 조영제를 투여해야 하는 부담과 더불어 진단적 한계가 있다.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빠른 MRI가 중요하다. 필요하면 MRA로 혈류 상태를 확인한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순환장애라면 혈액순환개선제,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등의 약물로 치료하며, 

동맥경화가 주요 원인이라면 지질 조절, 혈압 관리, 금연 및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 

급성 뇌경색이 동반되면 뇌졸중 프로토콜에 따라 응급 약물치료나 혈전용해술 등이 시행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어지럼이 발생했다면 이미 뇌의 손상이 진행 중일 수 있다. 이를 간과하면 반복적인 어지럼으로 인한 낙상, 골절, 심지어는 치명적인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지럼과 함께 말이 어눌하거나 구토가 동반될 때, 걸음이 휘청거리거나 방향감각이 떨어질 때, 

한쪽 얼굴 또는 팔다리 감각 이상이 생길 때, 어지럼이 갑자기 시작돼 점차 심해진다면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중추성 현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요즘은 MRI와 혈관 영상 기술이 발달해 조기 진단이 수월해졌으므로,  어지럼이 나타난다면 신경과를 찾아야 한다. 


조경원 (상남한마음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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