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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재활에도 ‘골든 타임’ 있다!

작성일 : 2025-06-09 조회 : 186
  •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와 환자 본인과 가족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는 심각한 질환이다.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이 질환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신체 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 등을 유발한다. 많은 환자가 생존하더라도 이후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양한 장애를 겪게 되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 모두 커다란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뇌졸중 환자에게 초기 재활치료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손상된 뇌 기능 회복을 위한 ‘골든 타임’이 있기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은 뇌졸중 후 초기에 가장 활발하며, 이 시기에 적절한 자극과 훈련이 이루어지면 뇌세포가 빠르게 재구성되어 손상된 기능이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발생 후 첫 3개월에서 6개월이 가장 중요한 회복 시기이며, 특히 발병 48시간에서 72시간에 급성기 치료와 병행하여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근골격계 손상과 기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다수 보고되어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직후부터 가능한한 빨리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신체 기능 회복률과 독립적인 생활로의 복귀율이 현저히 높았다. 이 소중한 초기 재활의 시기를 놓치면 뇌 기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며, 장애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초기 재활 시기를 놓칠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하다. 뇌졸중 후 장기간 침상 생활만 하게 되면 관절 구축(관절이 굳는 현상), 근육 위축, 욕창, 폐렴, 심부정맥 혈전증 등 여러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초기 재활을 놓치고 장애가 오래 지속되면 환자의 회복 의지와 자신감마저 떨어지고, 결국 우울감과 무력감 같은 심리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재활치료의 구체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치료가 있다. 운동치료는 환자의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촉진하고 강화하여 운동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한 후, 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 전기자극 치료, 보행 훈련, 균형 감각 훈련 등을 시행한다. 특히 보행 훈련은 평지 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등 다양한 환경을 단계별로 적용하며, 균형 훈련은 안정된 자세 유지 및 이동 중 균형 잡기 등으로 구성된다. 전문 치료사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기구를 사용하고,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로봇 보행 훈련기, 기능적 전기자극(FES), 전자적 균형 훈련기 등을 활용한 최신 운동치료 기법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둘째, 작업치료가 있다. 작업치료는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돕는 치료다. 환자가 스스로 옷 입기, 식사하기, 세수하기, 화장실 이용하기와 같은 일상생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하며, 미세 운동 능력 회복을 위해 퍼즐 맞추기, 물건 잡기, 필기 등의 손 운동과 도구 활용법,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한 기억력 훈련 및 주의 집중 훈련 등 다양한 활동도 세심히 진행한다. 각 활동은 환자 개개인의 필요에 맞게 조정되며, 환자가 실제 일상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삼킴장애 치료가 있다. 삼킴 기능 저하는 폐렴과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삼킴 치료는 혀와 목의 근육을 강화하고 삼킴 반사 능력을 증진시키는 훈련을 포함한다. 음식의 점도 조절, 삼킴 자세 교정, 특수한 삼킴 운동, 식사 방법 교육 등을 통해 안전한 섭식과 영양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전문 치료사는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치료의 효과를 점검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간다.

    넷째, 언어치료가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언어 표현이나 이해력에 어려움을 겪는다. 언어치료는 환자의 발음과 발성, 표현력, 언어 이해력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 그림카드 사용, 말 따라하기, 문장 만들기, 읽기와 쓰기 연습,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사회적 소통 능력을 회복하고 일상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치료는 환자의 언어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가족과의 소통에도 적극 활용된다.

    다섯째, 심리치료와 인지재활이다. 뇌졸중 후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이나 불안, 자신감 상실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심리치료는 전문 심리상담과 함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촉진하여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인지재활은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등 손상된 고도의 뇌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훈련을 포함해, 환자의 사회적 복귀를 촉진한다. 일상생활과 연관된 과제를 통해 현실감 있게 훈련하여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 기반의 인지훈련 프로그램,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인지 향상 치료 등도 병행되고 있다.

    환자 가족의 역할과 참여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가족은 환자의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 재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환자의 치료 계획에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격려하며, 환자의 의욕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가족이 함께 하는 운동 프로그램이나 공동 목표 설정은 환자의 치료 의지를 크게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퇴원 후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관리도 필수적이다.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 근력 운동, 보행 연습 등 재활운동 방법을 배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재활 활동을 도와준다면 환자의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를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재활 후의 건강관리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뇌졸중 위험 인자의 철저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2차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재활의 연장선으로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 후 재활 과정은 결코 쉽지 않으며 긴 인내심과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초기 재활치료는 앞으로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힘든 시간이지만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고,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한다면 반드시 의미 있는 회복을 이루어낼 수 있다. 작은 진전들이 모이면 결국 큰 변화와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진심 어린 당부를 드린다. 뇌졸중이라는 병 앞에서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지속하기 바란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박우경 상남한마음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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